Archive: 4월, 2009
무형의 향연, 다양을 지탱해주는 것은 여유다.
각박해지면 무엇이든 줄을 세우고 순서를 따진다.
사람 역시 예외는 아니다.
관념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개의하지 않으려 하지만
아직 마음이 넉넉지 못하다.
수줍게 피어 아름답게 살아가는
무명씨들의 고결한 삶 앞에
부끄러움은 더욱 쓰게 느껴진다.
은행 의자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이 안내 직원에게 편지 봉투를 전하며 푸른 기와가 있는 곳에 부쳐 달라고 떼를 쓴다. 당황한 직원은 우체국이 아님을 열심히 설명하지만 노인은 막무가내다. 다른 편에서는 마땅한 대접도 받지 못하는 이방인이 앉아 있다. 해명 없는 형식적 친절이 못내 불편한 듯 입을 씰룩거린다. 수고스러운 방문이지만 기다리는 보람이 없다.
거짓이 식은 자리에서 핀 싹의 깔이 아름답게 느껴져 유다른 마음으로 관심 두며 한세월을 보낸다면 언젠가 자란 잎사귀의 날이 그 주체스러운 눈 밑에 깊고 아린 상처를 낼지도 모릅니다.
시절은 이미 봄을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