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삽 한가득 눈을 도로 위로 내던진다.
줄 선 자동차들이 보기 좋게 밟고 지난다.

눈 녹이는 방식이 그러하다.
세상을 깨끗이 하는 방식이 그러하다.

 

다른 환경에서 낯선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한 노인이 임종을 앞두고 누워 있다. 곁에는 뛰어난 혁명가이자 지도자였던 그를 존경하는 많은 이들이 마지막을 지키고 있다. 노인은 지난날을 돌이켜 보며 한동안 생각에 잠긴다. 나직한 한마디.

난 겁쟁이였어.

한 청년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말을 받았다.

네, 저희도 걱정이 없습니다!

청년은 다짐하듯 입을 꼭 다물었고, 노인은 눈을 감았다.

 

누군가의 기억력
어떤 이의 기록력

아니 이왕 없는 것을 바랄 바에야
마음대로 기적을 행할 수 있는
기적력 정도가 좋지 않을까?

제 기전력도 다 발휘하지 못하는 소모전지